XRP Ledger 10년 묵은 버그 발견|AI가 블록체인 보안을 바꾸는 이유

블록체인은 흔히 한번 기록되면 바꿀 수 없는 안전한 시스템으로 설명됩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움직이는 것도 결국 코드입니다.
코드에 오류가 있다면 네트워크가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했더라도 특정 조건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근 XRP Ledger, 즉 XRPL에서 이런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가 알려졌습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약 10년 전부터 존재했던 계산 관련 취약점이 발견됐고, 이론적으로는 정상적인 공급량을 훨씬 넘어서는 XRP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이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에 AI 기반 보안 분석 도구가 사용됐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XRP 뉴스라기보다 앞으로 블록체인 보안이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XRP가 대량 발행된 것은 아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 알려진 것은 취약점의 발견이지 실제 공격 성공 사례가 아닙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에서는 해당 버그를 이용해 공격자가 XRP를 대량으로 만들어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18조4500억 XRP가 발행됐다”
가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이론적으로 그 정도 규모의 비정상적인 발행이 가능할 수 있는 취약점이 발견됐다”
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를 발견한 연구진은 한 번의 거래 과정에서 최대 약 18조4500억 XRP가 비정상적으로 계산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XRP의 기존 설계상 총 공급량이 1,000억 개라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큰 숫자입니다.
하지만 보안 취약점의 잠재적 피해 규모와 실제 피해 규모는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64비트 정수 오버플로우
이번 취약점의 핵심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진 문제인 **정수 오버플로우(Integer Overflow)**가 있습니다.
컴퓨터는 숫자를 무한대로 저장할 수 없습니다.
정해진 크기의 공간 안에서 숫자를 처리하기 때문에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값이 들어오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자동차 주행거리계가 최대 숫자를 넘어선 뒤 다시 0으로 돌아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XRPL에서는 탈중앙화 거래소의 여러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우 큰 값을 이용한 비정상적인 주문들이 만들어질 경우 계산 값이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적인 시스템이라면 이런 거래를 오류로 처리하고 중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는 조건에서는 시스템이 실제 결제 금액을 잘못 계산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취약점의 핵심입니다.
왜 10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을까
이 부분이 오히려 더 흥미롭습니다.
오래된 코드라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네트워크가 수년 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특정 취약 조건이 실행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블록체인 코드는 매우 복잡합니다.
평상시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여러 거래와 숫자 계산이 특정 순서로 결합될 때만 문제가 발생하는 버그도 있습니다.
사람이 모든 가능한 조합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가 블록체인 보안에 새로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AI는 공격자에게도, 보안팀에게도 강력한 도구다
AI가 보안 분야에서 중요한 이유는 코드를 매우 빠르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수천 줄 또는 수만 줄의 코드를 직접 검토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AI 도구를 이용하면 코드 구조를 분석하고 비정상적인 계산이나 예상하기 어려운 입력값을 대량으로 시험하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방어자에게는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같은 기술을 공격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개된 패치 내용을 분석해 취약점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내는 데 상당한 전문성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AI가 발전하면 이 과정도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즉,
AI는 취약점을 더 빨리 발견하게 해주는 동시에, 공개된 취약점을 더 빨리 공격에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
이기도 합니다.
이번 XRPL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패치 소스코드를 바로 공개하지 않았을까
XRPL 개발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xrpld 3.4.1 업데이트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패치를 배포하면서 수정된 코드의 구체적인 내용을 즉시 공개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유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수정 코드를 먼저 공개하면 공격자가
“어떤 코드가 바뀌었는가”
를 비교해 기존 취약점의 위치와 공격 방법을 역으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네트워크의 많은 노드가 업데이트하지 않은 상태라면 패치가 오히려 공격 설명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노드 운영자들에게 업데이트 시간을 주고 이후 세부 코드를 공개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픈소스 철학과 충돌할 수 있다
문제는 블록체인 산업이 오픈소스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공개된 코드는 누구나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지 확인할 수도 있고 외부 보안 연구자가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안을 이유로 코드를 비공개 상태로 두는 것은
보안을 위한 현실적인 조치
와
오픈소스 투명성
사이의 충돌을 만들어냅니다.
둘 중 어느 하나가 항상 옳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심각한 취약점이 발견된 순간에는 먼저 네트워크를 보호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AI가 코드 역분석 속도를 더욱 높인다면 이런 방식의 일시적 비공개 패치가 블록체인 업계에서 더 자주 논쟁거리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AI가 블록체인 보안의 규칙을 바꿀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 가격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보안 방식의 변화입니다.
과거 블록체인 보안은 주로 사람이 직접 코드를 검토하거나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 연구자가 취약점을 찾는 방식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여기에 AI가 본격적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AI를 이용하면
오래된 코드 분석
복잡한 거래 조합 테스트
숫자 계산 오류 탐색
패치 전후 코드 비교
같은 작업의 속도가 크게 빨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방어자의 속도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격자도 똑같이 AI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 보안은 앞으로
취약점을 발견하는 능력
뿐 아니라
발견한 뒤 얼마나 빨리 네트워크 전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가
까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 XRP 투자자가 이번 사건에서 봐야 할 것
한국에서는 XRP의 관심과 거래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런 뉴스가 나오면 가격부터 확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가격보다 몇 가지를 먼저 보는 편이 좋습니다.
첫째, 실제 악용 사례가 있었는지입니다.
잠재적인 취약점과 실제 자산 손실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둘째, 패치 적용률입니다.
수정 버전이 발표됐다는 사실보다 실제 네트워크의 주요 노드들이 얼마나 빠르게 업데이트됐는지가 중요합니다.
셋째, 같은 유형의 문제가 추가로 존재하는지입니다.
한 가지 오래된 버그가 발견됐다는 것은 다른 오래된 코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없는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보안 대응 과정의 투명성입니다.
취약점 공개와 패치, 사후 설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역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요소입니다.
이번 사건이 XRP의 가치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해서 XRP Ledger 전체가 안전하지 않다고 단정하는 것도 지나친 해석입니다.
반대로 실제 피해가 없었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고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가
그리고
발견 이후 개발팀이 얼마나 빠르게 대응했는가
입니다.
대형 블록체인이라도 버그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 운영된 네트워크라고 해서 코드가 완벽하다고 가정해서도 안 됩니다.
이번 사례는 블록체인의 신뢰가 단순히 ‘오래 운영됐다’는 사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검증과 업데이트 능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은 ‘AI 대 AI’ 보안 경쟁이다
이번 XRPL 취약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XRP 가격이 아닙니다.
AI가 오래된 블록체인 코드의 취약점을 찾아낼 정도로 보안 분석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AI는 공격 코드 작성과 취약점 탐색에도 사용될 수 있고, 동시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코드 감사와 실시간 감시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블록체인 보안은
사람이 코드를 지키는 시대
에서
AI를 이용해 AI 수준의 공격을 방어하는 시대
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XRPL의 이번 사례가 실제 피해 없이 마무리된다면 가장 중요한 결과는 18조4500억이라는 숫자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10년 동안 숨어 있던 코드 한 줄의 위험을 AI가 찾아낼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
그 변화가 앞으로 암호화폐 보안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Dreams100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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