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0% 하락에도 블랙록이 투자 논리를 유지하는 이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사상 최고점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하락했지만,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블랙록 디지털자산 부문 책임자인 로버트 미치닉(Robert Mitchnick)은 2026년 8월 17일 공개한 분석에서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비트코인 자체의 장기적인 투자 논리가 훼손됐기 때문이라기보다, 암호화폐 시장의 디레버리징과 투자자 자금 흐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블랙록이 주목하는 것은 비트코인의 단기 가격보다 희소성, 비주권성, 글로벌 접근성 그리고 전통 자산과 다른 수익 요인입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거의 50% 하락한 상황에서도 블랙록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 계속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트코인은 실제로 얼마나 하락했을까?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사상 최고가인 약 12만6,08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가격이 크게 조정을 받으면서 2026년 8월 19일 현재 약 6만4,6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고점과 비교하면 약 48.7% 하락한 수준입니다. CoinGecko 역시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를 2025년 10월 6일 12만6,080달러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50%에 가까운 하락은 일반적인 주식이나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변동입니다.
따라서 현재 비트코인을 분석할 때는 단순히 “장기적으로 상승했다”는 사실만 강조하기보다 큰 폭의 손실 가능성을 가진 고변동성 자산이라는 사실도 함께 봐야 합니다.
블랙록 역시 이 위험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이 독립적으로 보면 명백히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지만, 그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이 주식이나 채권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랙록이 말하는 ‘글로벌 통화 대안’이란?
블랙록이 최근 비트코인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중요한 표현 가운데 하나가 ‘emerging global monetary alternative’, 즉 새로운 글로벌 통화 대안입니다.
이 표현을 비트코인이 달러를 곧 대체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블랙록이 강조하는 핵심은 비트코인이 특정 국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자산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은 프로토콜에 따라 최대 공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따라 공급량이 조절되는 법정화폐와는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블랙록은 이러한 희소성·비주권성·탈중앙화 구조 때문에 일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기존 통화 시스템과 다른 성격을 가진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2026년 8월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정부 부채 증가와 지속적인 재정적자 속에서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잠재적인 헤지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잠재적’입니다.
비트코인이 실제로 모든 인플레이션이나 통화가치 하락 상황에서 안정적인 헤지 역할을 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기술주와 같은 위험자산과 함께 하락하는 모습도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비트코인의 ‘두 얼굴’을 봐야 한다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일종의 ‘dual personality’, 두 가지 성격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 대규모 디레버리징이 발생하거나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매도할 때는 비트코인도 주식과 함께 급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정학적 불안이나 통화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일부 시기에는 기존 금융자산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비트코인을 이해할 때 상당히 중요합니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므로 항상 안전자산이다” 라고 단순화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고, 반대로
“기술주처럼 움직이니 완전히 같은 위험자산이다” 라고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장 환경에 따라 두 가지 성격이 모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부채가 비트코인 투자 논리와 연결되는 이유
블랙록이 장기적으로 주목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입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국채를 발행하고 재정적자가 확대될 경우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법정화폐의 구매력과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습니다.
블랙록은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채택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으로 글로벌 통화 시스템의 안정성, 미국의 재정 지속 가능성, 지정학적 안정성 등을 언급해 왔습니다.
이 관점에서 비트코인은 금과 어느 정도 비슷한 질문을 받게 됩니다.
정부가 발행하지 않는 희소한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위험을 일부 분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블랙록의 2026년 콘텐츠에서도 금과 비트코인을 전통적인 주식·채권과 다른 통화적 분산자산(monetary diversifiers)으로 살펴보면서, 비트코인의 고정된 공급량과 낮은 장기 상관관계에 주목했습니다.
다만 금과 비트코인을 완전히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금은 오랜 역사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구조를 갖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역사가 짧고 가격 변동성이 훨씬 높습니다.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는 어떻게 봐야 할까?
블랙록이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가격 상승 가능성만이 아닙니다.
핵심은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다른 자산과 어떻게 움직이는가입니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할 경우, 두 자산과 장기적인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소량 포함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블랙록의 최근 10년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에서는 전통적인 주식 60%·채권 40%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1~2% 정도 포함한 경우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위험조정수익률이 개선됐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수치도 주의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이는
“비트코인은 반드시 1~2% 사야 한다”
는 의미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결과이며, 미래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하면 투자 규모를 제한하고 전체 포트폴리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블랙록의 논리에 더 가깝습니다.
IBIT의 등장으로 기관 투자 방식도 달라졌다
비트코인의 투자 환경을 크게 변화시킨 요소 가운데 하나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의 등장입니다.
미국 SEC는 2024년 1월 10일 비트코인 기반 현물 상장지수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거래소 규정 변경을 승인했습니다.
블랙록의 iShares Bitcoin Trust ETF(IBIT) 역시 등록 효력이 발생한 뒤 2024년 1월 11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IBIT의 목적은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을 추종하면서 투자자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고 보관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2026년 8월 17일 기준 IBIT의 순자산은 약 48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ETF의 성장은 비트코인이 더 이상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자산이 아니라, 기존 증권 계좌와 자산배분 시스템 안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ETF가 생겼다고 비트코인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현물 비트코인 ETF가 성장했다는 사실과 비트코인의 위험이 줄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ETF는 보관과 거래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면 ETF 역시 함께 하락합니다.
실제로 IBIT의 2026년 연초 이후 NAV 수익률은 8월 17일 기준 약 **-26.47%**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즉 ETF라는 제도권 금융상품을 이용한다고 해서 비트코인의 변동성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ETF를 볼 때는
- 접근성
- 보관 편의성
- 거래 유동성
과 함께
- 비트코인 가격 변동 위험
- 급격한 시장 조정
- 레버리지 청산
- 규제 변화
- 포트폴리오 내 비중
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블랙록은 최근 하락을 어떻게 해석했나?
최근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블랙록이 약 50%에 달하는 비트코인 하락을 장기 투자 논리의 근본적 변화로 해석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블랙록은 최근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암호화폐 시장 내부의 디레버리징과 투자자 자금 흐름 변화를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거나 공급 구조가 바뀐 것이 아니라, 과도한 레버리지와 시장 자금 이동이 가격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점은 상당히 중요한 구분입니다.
자산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과 그 자산의 구조적 특성이 사라졌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대로 말하면 구조적 투자 논리가 남아 있다고 해서 가격이 곧 회복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세 가지
블랙록의 분석을 그대로 투자 결론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세 가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희소성과 가격은 다른 문제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제한되어 있지만 희소성만으로 가격 상승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가격은 수요, 유동성, 금리, 투자심리와 기관 자금 흐름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2. 분산 효과와 안전자산은 같은 뜻이 아니다
전통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비트코인이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은 상당히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3. 기관투자 확대와 단기 가격 상승도 구분해야 한다
IBIT와 같은 상품을 통해 기관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시장 구조의 변화입니다.
하지만 ETF 시장의 성장만으로 단기적인 비트코인 상승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이번 블랙록 보고서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비트코인을 가격 전망보다 포트폴리오 역할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이 다시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인지, 혹은 추가 하락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은 아닙니다.
오히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주식·채권과 다른 위험과 수익의 원천을 제공할 수 있는가?”
블랙록은 현재까지는 그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비주권성, 글로벌 거래 가능성, 기존 자산과 다른 장기적인 움직임이 그 근거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동시에 고변동성 자산이며, 50% 수준의 가격 하락도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이번 시장이 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리
현재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약 12만6,080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현재 약 6만4,000달러대로 내려와 고점 대비 약 49% 하락했습니다.
둘째, 블랙록은 이러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투자 논리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셋째, 블랙록이 주목하는 핵심은 비트코인의 제한된 공급, 비주권적 구조, 글로벌 접근성, 그리고 전통 자산과 다른 포트폴리오 특성입니다.
넷째,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등장으로 기관과 일반 투자자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으며, 블랙록의 IBIT는 2026년 8월 17일 기준 약 480억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이러한 긍정적 요소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큰 변동성과 손실 위험을 가진 자산입니다.
마무리
블랙록의 최근 비트코인 분석은 “비트코인이 곧 상승한다”는 가격 전망이라기보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지금도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분산 논리가 유효한지를 다시 검토한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점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격이 상승할 때만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가격이 50% 가까이 하락한 상황에서도 어떤 투자 논리가 유지되고 어떤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자산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글로벌 통화 대안이나 포트폴리오 분산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확정된 결과가 아닙니다.
다만 세계적인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을 단순한 단기 투기자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디지털 자산이 전통 금융시장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이전과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중요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koyes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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